앵커
필리핀의 한 도시에서 현지 주민들이 한국에 가서 일하고 싶다면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인데, 농촌마다 일손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박민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지난 7일, 필리핀 북부의 딸락시.
1천명 가까운 현지 주민들이 마스크에 흰모자를 쓰고 한자리에 모여 시위를 벌입니다.
흰 팻말을 각자 손에 들었고, 맨 앞에선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한글입니다.
"양구에서 일하고 싶다", "우리를 도와 달라"는 내용입니다.
딸락시는 지난 2013년 협정을 맺고 농사일이 바쁠 때마다 강원도 양구군의 농촌 마을에서 일해왔습니다.
이른바, 외국인 계절 근로자로 불립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2년 동안 입국이 막히자 다시 일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연재원/강원도 양구군 송현2리 이장]
"농사를 지으려고 해도 일손이 부족하니깐 땅을 놀리는 수밖에 없죠. 외국 사람들이 들어와야만 해결이 되는 거예요."
요즘 양구군에서 수박 농사를 위해 하우스 안에 비닐을 씌우는 사람들, 바로 양구군청 직원들입니다.
공무원들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나선 겁니다.
[박덕근/강원도 양구군 동면]
"인건비가 거의 3,4년 동안에 한 3만원 정도 올라갔죠. 그나마도 구할 수가 없어가지고…지금 현실적으로 사람 구하기는 힘들어요."
일부 지자체에선 대학생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농사일을 하면 약간의 일당에 봉사과목 학점을 인정받는 제도까지 생겼습니다.
[홍채원/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우리가 직접 먹는 입장에서는 그냥 가벼웠는데, 이렇게 직접 일을 하다 보니까 조금 더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입국하기 전까지 일손 부족은 당장 해결이 어려워 보입니다.
[박동훈/강원도 양구군농업기술센터]
"백신도 지금 맞고 있고 필리핀도 시작됐고, 우리 나라도 백신을 맞고 있기 때문에 여건이 좀 풀리면 저희가 초청을 해서 인력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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