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연대표를 잘 보면 중국이 고구려 발해뿐만 아니라 반드시 한국을 조선성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중국의 역사관은 크게 두 개로 나뉘는데 하나는 문명과 문화의 범위로 놓는 권(圈)과 땅을 중심으로 하는 령(領)이다. 이 권과 령을 필요에 따라 해석하는 게 중국의 디폴트임. 령은 우리도 영토, 영공, 한국령, 프랑스령 어디어디 이런 식으로 많이 들어서 익숙할 거고, 권은 그 유명한 '중화권'의 바탕이다.
예를 들어서 원나라한테 지배를 당했어도 그걸 강점기로 해석하지 않고 '중화민족의 영토'에 '몽골 지배권과 한족 피지배권의 중첩'으로 해석하는 식임. 즉, 중화 [령]에 몽골 [권]이 개입했다가 다시 한(漢) [권]에 밀린 것으로 해석함.
이런 편리한 해석으로 인해 중국 문명권에 속한 곳도 중국의 역사에, 중국의 현 영토에 속하는 한반도 북부나 내몽골, 티벳, 위구르 등도 중국 역사에 포함시키는 거임. 근데 여기서 하나의 문제는 한반도를 운남성, 사천성들처럼 조선성으로 만들지 않으면 위 연대표에서 보듯 [중원 통일]이라는 게 거의 없던 게 되어버림. 기존에 있던 중원과 한반도 사이의 다툼을 전부 내전으로 처리해 버리면 애초에 통일된 적이 없는 셈이 되어버리기 때문.
거기에 다른 문제는 권의 개념을 끌어오기에는 한국을 중화권으로 볼 미친놈이 별로 없고, 령의 개념으로 보기엔 남북한 둘 다 UN 가입국이어서 딜이 안 됨. 물리적, 군사적으로 령의 범위를 넓히기 어려우니까 중국이 취하는 전략은 권을 넓히는 건데,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 현대 문화를 중화권으로 넣기가 어려우니 대신에 김치나 단오, 갓, 아리랑, 한복 등 전통 음식 문화나 복식, 건물 등을 중국 문화와 교묘하게 섞어서 권을 넓히려고 하는 거임.
이게 무슨 미친 소리인가 싶겠지만 상대는 스스로 공자 묘를 파헤친 뒤에 다시 거길 공자 테마 관광지로 만들고, 공자가 죽어야 된다고 말하다가 중국어 보급 기관 이름을 공자아카데미라고 짓는 애들이니 너무 상식을 기대하지 말자.
3줄 요약
1. 중국이 '내 거야!'라고 하는 범위는 권과 령으로 나뉜다.
2. 현재 중국은 영토를 빼앗기 어렵기 때문에 권을 넓히는 데에 집중.
3. 현대 한국 문화보다 과거 한국 문화를 빼앗기가 더 쉬워서 공작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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