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글에서 보이스 피싱범 답답하게 하는 글 보고 쓴다.

레벨아이콘 엠엘비
조회 105 추천 0 21.05.05 (수) 01:28




나는 내가 똑똑하다고 생각했고, 보이스 피싱 따위는 당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멍청했고, 보이스 피싱으로 가진 돈을 다 날렸다. 


내가 당한 유형은 검사 사칭이었다.

어느 날 아침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라면서. 이 때 나는 보이스 피싱을 의심했었다. 당연히 내가 지은 죄가 없는데 무슨 일이 있겠냐면서. 그러나 나는 그 때 끊지 못 했다. 내 명의로 대포통장이 발행되었고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였다는 말을 하고, 주범은 잡혔으나 대포통장을 내가 전달한 것이 아니고 내가 피해자임을 소명 하여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나에게 가짜 검찰 공문을 보냈다. 자신은 이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구이며 이 사건은 기밀 사건이므로 발설시 징역과 고액의 벌금이 발생한다고. 


물론 나도 그것을 검색해보려고 컴퓨터를 키고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나 그 소리를 듣고 화를 내면서 그러면 안된다고 압박을 주었다. 당신 지금 도주범들과 연락하는 거냐고 그러면 당신 피해자 소명이 안된다고.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었지만 이 때의 나는 진짜 믿었다. 그리고 스마트폰 해킹을 당했을 수 있으니 원격지원앱을 받아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나는 멍청하게도 그 어플을 받아 아이디를 알려주었고 일당들은 내 폰에 시스템 추적 어플이 있다고 삭제를 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 때 내 폰에는 이미 해킹앱이 깔리고 있었다. 


이어서 조사를 받고, 잠깐 전화를 끊고 텀이 생겼을 때 의심이 생겨서 검찰청 전화번호를 검색해서 민원실에 전화를 해보았다. 물론 해킹앱은 깔렸고 검찰청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보이스 피싱 일당들의 사무실이었다. 전화를 해서 가짜 사건번호와 가짜 담당검사이름을 듣고 납득을 하면서 '아 역시 나는 똑똑해'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믿음을 가지기 시작했다. '나에 대한 믿음' 내가 직접 알아보았으니 그것은 사실일 것이다. 한치의 의심도 없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범죄에 은행직원들이 연루되어 당신의 통장의 표시되는 잔고와 실재 잔고가 일치하지 않는 깡통통장 일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며 인출을 해보라고 했고, 인출이 안되면 피해자이기 때문에 사건이 종료되고, 인출이 되면 그것은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밀하게도 경찰조사가 오지 않는 금액으로 인출하게 시켰다. 은행 직원도 연루된 사건이니 은행직원을 의심하라는 말을 하면서. 


당연히 인출이 안 될 리가 없었고, 그리고 그 말을 믿은 멍청이는 순순히 돈을 인출했다. 그 새끼들은 당신의 통장에 있던 돈이 대가성인지 아닌지 확인해보아야 한다면서 그 돈을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인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등신 같이도 이 돈을 내가 돌려받을 수 있냐고 물었고, 그들은 현재 나의 계좌는 행정자산으로 분류되어 따로 복구를 할 수 있다고 했었고, 그걸 믿은 멍청이는 순순히 돈을 넘겼다.


그 이후에는 일사천리로 내 통장에서 돈을 빼 먹었고 나는 돈을 다 날렸다. 더 길게 쓰고 싶지만 쓰면 쓸수록 자괴감이 들어 여기까지만 하겠다. 이 사건의 전반부만 봐도 핵심적인 내용이 많으니까 개붕이들이 보고 배울게 많을거라 생각한다. 


저번에 물어보살에 나온 여자애가 보이스 피싱을 당하고 자살을 했다는 것을 보고 안타깝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그런 걸 당했을까 생각했는데, 나도 그런 것을 당하는 쪼다였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자살도 생각했다. 그래도 주변 사람들이 위로를 해주었기에 다시 한 번 살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천에 하나 만에 하나라도 보이스 피싱을 당할 수 있는 개붕이들,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을 위해 쪼다같은 나의 일을 올리고자 한다.


그리고 몇 가지 더 주의할 점을 당부하겠다.

공공기관은 절대 전화로 업무를 안본다.

공공기관은 절대 현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의심이 가면 다른사람에게 조사해달라고 물어봐라. 물론 엮이기 전에 끊는게 상책이지만 만일 엮였을 때는 자신이 조사하지 말고 카톡이나 전화로 다른 사람에게 조사를 해달라고 해라. 

그 놈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너를 전화로 괴롭힐 것이다.(내가 이거에 당한게 제일 크다.) 전화가 너무 길고 압박을 너무 한다고 싶으면 배째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경찰서로 가라.

그래도 불안하다면 검찰청을 직접 방문해라.

자신을 너무 과신하지 마라.


마지막으로 

이 멍청이를 마구 비웃어라. 마구 비웃고 즐겨라. 그리고 대한민국에 이런 멍청이가 있다고 널리 알려라. 디시, 펨코, 에타, 여시, 쭉빵, 남초, 여초 가리지 말고 퍼가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라. 그리고 혹시나 수상한 전화가 왔을 때 이 멍청이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피싱을 피했을 때 '그 멍청한 놈 기억나서 보이스 피싱 피한 썰'을 올려주길 바란다.


필력이 모자라서 두서없고 딱딱하게 쓴 점 이해해주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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