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안 먹고 담배도 끊었다. 그러니 친구들도 다 떨어져 나갔다. 할 수 없었다.
하루에 15시간씩 일하고 와도 집에 잠들어 있는 공주 같은 우리 딸 보면 신기하게 피곤함이 싹 가셨다. 딸아이 건강하게 잘 커가서 고마웠고....쌓이는 딸 시집밑천 통장 잔고 보면서 온몸의 고통이 싹 가셨다.
우리애 초등 졸업하고 중학교 들어갈때 쯤 나한테 중신이 들어왔다. 색시가 얼굴도 참하고 통통하고 다 좋은데 다리를 절었다.
공부도 많이 못했고 모은 돈도 5백만원이라고 했다.
허우대 멀쩡해서 이쁜 몸 자랑하느라...이 남자 저 남자 한테 눈 웃음치면서 X지와 가슴 빨리느니...
다리를 절어도 ...마음을 저는 것 보다 제대로 정신박힌 여자면 더 좋았다.
우리는 혼인신고만하고 살림 합치고 다음해 떡두꺼비 같은 아들 낳았다. 색시는 아팠던 내 과거를 보상할 복덩어리였다.
누님과 함께 살면서 집안도 더 깨끗해지고 반찬도 풍성해졌다. 색시도 빈손으로 와서 미안한 건지 없는 살림 보태야 한다고 동네 마트에서 다리 절면서 알바했다.
색시는 잠자리도 순종적이다. 예전 마누라는 졸라야 졸라야 한번 대주고 그냥 샤워하고 뒤돌아 자는데 색시는 과묵하고 모든지 순종적이었다.한번도 거부한적이 없었고 우리는 같이 하스스톤 모바일하고 같이 야동보고 잘 정도로도 친근해졌다. 색시는 나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김치년들 몸매 너무 따지지마라. 몸매는 잠시 뿐이다. 지금 네가 김치년 몸매 보고 침흘리면 결혼해서
다른 남자들도 네 마누라 몸 보고 침흘린다. 여자 몸매 예뻐봤자 남편 위한게 아니라 자꾸 외간 남자 눈길 받고 싶어하고 몸매 드러내고 싶어한다. 바람은 그렇게 시작되는거다.
우리 딸 사춘기 잘 극복하고 공부도 잘해서 올 해 서울에서 상위권 대학 입학했다. 머리는 그래도 지 엄마 닮은 건지 공부는 잘했다.
내 사무실 책상과 내 핸드폰에 우리 딸 여고 졸업사진으로 난 도배를 했다.
우리 딸 대학 입학하는 날 ... 내가 동네 사람들에게 술 거하게 사고 실컷 자랑하다가 집에 들어와서 밤에 자는데
그래도 잠이 안와 몰래 화장질 가서 수도꼭지 틀어놓고 꺼이꺼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예전 마누라년... 과거에도 문자 온 적 있다. 아니 이제 욕하지 말자. 다 지난 일이니까. 난 더 행복하니까.
차마 재결합하자는 말은 지은 죄가 있어서 못하고... 딸 보고 싶다고 했지만 난 싫다고 했다.
우리 딸이 커가면서 몰래 지엄마 만났는지는 모른다.
맘씨 좋은 누님이 성격드러운 나 몰래만나게 해줬는지는 모른다. 나도 그것까지 막고 싶지 않았다.
나에겐 나쁜 마누라지만 딸에게는 엄마인데 천륜의 정을 내가 어떻게 끊겠는가.
예전 처남이 찾아와 소주 한잔 마신적 있다. 나에 대해 이것 저것 묻더니.. 형님 잘사시면 그럼 됐다고 했다.
자기 누나 지방에서 연하남과 살림 차렸다고 했는데 도통 연락이 없다고 했다. 헤어진 것 같다고도 했다.
나는 이제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다.
서로 안부만 적당히 묻고 처남도 아무 말 없이 갔다. 우리 딸 많이 귀여워하던 착한 처남이었다. 냉랭한 내 모습에 뒤돌아서는 처남도 안됐지만... 씨.발 나도 아팠다.
속깊은 딸은 엄마, 아빠 왜 헤어졌는지 나한테 직접 물어본 적이 한번도 없다.
우리 딸 며칠 전에 불러놓고... 아빠가 이러 이러해서 이혼했다.. 너한테 많이 미안했다.. 그치만 너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했을 때... 우리 딸 아무 말 없이 다가와 나 안아줬다.
그거 하나로 내 지난 모든 고통 다 끝났다. 다 풀렸다. 그 순간 난 바람난 마누라도 다 용서했다.
더 좋은 날들은 언제나 앞날 속에 남겨져 있었다.
나중에 그 얘기 듣고 누님도 많이 우셨다.
두고 봐라. 이제 난 애들을 위해서, 색시를 위해서, 누님을 위해서 더 열심히 살거다. 내 몸 다 불살라 버리고 마지막 불씨까지 다 태워버릴거다.
바람피지 말자. 남의 영혼의 상처주지말고 제발 남의 눈 피눈물 나게 하지 말자.
어제 성과급 들어왔다. 오늘 동네 고향 형님이랑 저녁에 쏘주 한잔 마신다.
PS: 개추박지 마라. 횽 쪽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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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갤 고전이라고 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힘들 때,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때마다 찾아읽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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