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 지수는 5.1%로, IMF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자 일부 농수산물은 오히려 가격이 폭락해, 농어민들이 생산을 포기해버리는 역설이 벌어지기도 한다.
치솟는 물가에 자영업의 마지막 보루였던 노점상마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무너져가는 사회 곳곳의 약한 고리들. 2023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고물가 시대의 여파는 어느 정도인가.
27년 업력, 32억 매출을 자랑하던 김해의 한 중공업체는 작년 9월, 회사 담보대출을 갚지 못하고 결국 파산을 선고했다.
갑작스럽게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 모두 이곳에서 10여 년이 훌쩍 넘게 근무한 사람들이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서기도 쉽지 않은 한 가장의 아버지들은 밀린 임금과 퇴직금도 정산받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렸다.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아직도 ‘진짜 위기’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만 53조를 넘는다.
지난 2년여의 팬데믹 시절을 저금리대출로 연명해오던 ‘한계기업’들이 줄도산을 맞는 순간,
본격적인 체감 위기를 가져올 고용 한파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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